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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기계’가 만든 단색화가 비추는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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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기계’가 만든 단색화가 비추는 이중성

눕혀진 캔버스 한가운데를 흰색 물감을 잔뜩 묻힌 밀대가 쉼 없이 오간다. 물감이 묻힌 자리에 새 물감 덩어리가 다시 얹힌다. 그렇게 만들어진 화면은 단색화 대표 기수로 꼽히는 원로 작가의 그림과 당혹스러울 만치 닮았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 수(SU:)에서 한창 ‘작업’ 중인 한진수 작가의 ‘액션 페인팅’이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가 뚝딱뚝딱 만든 기계는 온종일 붓질을 멈추지 않는다. 모터로 작동하는 밀대의 속도와 각도는 작가가 철저히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물감이 캔버스에 튀거나 흐르거나 굳는 데는 그때그때 우연이 작용한다. 양가적인 성격의 작업은 ‘반복적인 행위를 통한 수행성’으로 대접받는 단색화 또한 돌아보게 한다.

한진수의 다른 작업도 기계적인 알고리즘으로 유기적인 행위를 끌어내는 ‘이중적’ 오브제 형태를 띤다. 어릴 적 강변에서 놀던 기억을 나뭇가지, 조화, 깃털 등의 키네틱으로 풀어낸 ‘리퀴드 메모리’와 핑크빛 새가 거품을 만들어내는 ‘낙타새와 황금알’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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