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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온실의 이중성…진실과 허상 경계 모호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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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온실의 이중성…진실과 허상 경계 모호한 세상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추운 날에도 싱그러움 가득한 식물원 온실은 사시사철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하지만 중국 작가 지저우는 그 이면을 본다.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공간 같지만, 그에게는 온실의 인공적 푸르름이 자연스럽지 않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온실처럼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몇발짝 뒤에서 바라보면 이처럼 치열하고 냉혹한 곳이 없다.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 수에서 개막한 지저우 개인전 ‘스펙터클’은 겉모습에 가린 복잡한 세상의 모순을 들여다보는 이미지로 가득하다.

최근작인 ‘그린하우스’, ‘파크’ 시리즈는 자연물을 촬영한 100여장 사진을 콜라주 형식으로 오려 붙여 구성한 평면 설치 작업이다. 다른 시간대에 찍은 여러 선인장과 관엽식물 이미지 파편들로 온실을 재구성했다.

지저우는 “인공적으로 아름답게 만든 온실은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곳이기도 하다”며 “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공간에서 느끼는 아이러니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말했다.

진실과 허상, 자연과 인공, 현실과 비현실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대표작 중 하나인 ‘더스트'(2010~2013)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직접 설치한 오브제 위에 시멘트 가루를 뿌려 회색빛으로 뒤덮는다. 이를 사진에 담으면 작품이 완성된다.

파리에 거주하던 당시 목격한 화재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옆 건물이 전소돼 다 무너져 내리고 회색빛 재로 변했다. 작가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당시 굉장한 모순을 느꼈고 그때부터 진실과 허구에 대해 고민했다”며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우리가 접하는 모든 관계와 정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진실한 삶을 살려는 욕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거꾸로 천장에 매달린 사다리와 파인애플 등 오브제를 뒤집은 ‘스펙터클’ 시리즈도 비슷한 맥락의 작품이다.

설치작업에 그치지 않고 이를 사진으로 찍는 것도 진실과 허상에 대한 고민의 결과다.

그는 “일상에서 보는 광경일 수도 있지만 카메라로 프레임 안에 가두면 느낌이 달라진다”며 “마치 우리가 사는 게 쇼의 일부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매일 보고 겪는 일상도 어떤 변화가 발생하면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다. 작가는 그렇게 우리가 항상 모순을 품고 산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는 내년 1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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